2012/09/18 08:05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독서 일기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 고통과 치유의 상징을 찾아서 / 이부영 지음 ; 한길사 2012

한국 분석심리학의 권위자...라고 하는 이부영 교수의 저서입니다. 저는 분석심리학에 일호의 관심도 없었지만...
대저 샤머니즘이라 함은 과학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미신의 영역으로, 현대 학문 세계에서는 문화인류학이나 민속학 정도만이 진지하게 연구하는 분야이죠. 그러니 이 샤머니즘을 분석심리학 측면에서 고찰한 저서는 처음 봤습니다. 도서관 책꽂이에서 뙇!!! 보자마자 어머 이건 읽어야해!!! 하고 마음속으로 외칠 수밖에 없었지요!

문화인류학이나 민속학 관련 서적을 읽노라면 서술이 퍽 무미건조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잖아도 현대 과학에 가열차게 디스당하는 샤머니즘을 다룰 때에 꺄 샤머니즘 멋져! 쪼아! 싱나! ...같은 식으로 쓰면 니들 미신 같은 거 레알 믿음? ㅋㅋ같은 식으로 디스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그래서인지 어지간한 책이 아니면 샤머니즘의 형태에 대해 극히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게 대부분이죠.
....근데 이 책은 분석심리학 측면에서 쓰면서도 문체의 감수성 폭발.... 분석심리학 책은 보통 이렇습니까!?
더군다나.... 제가 샤머니즘에 심취하게 된 것도 미르치아 엘리아데 때문인데, 이 책의 저자도 같은 경로로 발을 들인 것 같습니다. 공감 폭발(....)

이 책은 여느 샤머니즘 연구 서적에 못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샤머니즘 사례를 철저하게 심리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의 샤머니즘에 흥미가 깊은 저로선 시베리아의 샤머니즘과 한국의 그것을 비교 분석한 것도 매우 환호할 만한 연구.
무당이 섬기는 몸주신이 무당의, 혹은 굿의 의뢰인(대주)의 컴플렉스라는 것도 대단히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샤머니즘 뿐만 아니라 현대의 여러 영성운동은 대개가 크건 작건 자본주의- 팔린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어서, 치료보다는 사기가 될 때가 많지요.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샤머니즘의 본질은 역시-
인간이,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
인간이, 인간에게 구원받고자 하는 마음.
아픔을 알기에 아픔을 치료하고자 하는.... 그 마음만큼은 어느 시대 어느 누구에게라도 호소하는- 빛바래지 않는 것이라고.
다른 누구도 아닌 분석심리학 권위자가 말하는 정도이니까요.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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