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3 09:20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다. 역사 잡상

모 장르의 글은 본래 전혀 읽지 않습니다만.....(제게 있어 그 장르는 [풀 메탈 패닉]으로 끝난 거 같네요)
.....어지간해서는 공개석상에서 뭘 까는 것은 싫어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정말이지 참을 수 없어서.... 써버리게 되었습니다. 뭐 그 책과는 크게 상관은 없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아마도.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제 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기점으로 잡기도 하지만, 일본 제국의 만주 침공을 기점으로 잡기도 하죠. 그리고 끝난 시점은 잘 아시다시피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다른 면으로도 의미가 깊은 날일 터입니다.

그러나 이 날로 전쟁이 정녕 끝났는가-
오히려 이 날 이후에도 제 2차 세계대전이 남긴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포털 사이트 열어서 뉴스 란을 보시죠. 요즘은 반절이 북한발 뉴스더군요.
....과연 2차대전 중 1945년 2월에 열린 얄타 회담에서 소련의 극동 전선 참전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북한이라는 정치체제는 존재했을 것인가....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아무래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인종간의 지리적인 경계가 무의미한 시점에서 유럽 일대에 퍼지고 있는 네오 나치는 또 어떠한가요.
이민자들에 대한 분별없는 증오를 부추기는 이 네오 나치가, 정작 나치가 득세했을 시절 '살아갈 가치가 없는 민족'으로 분류되었던 슬라브 인이 대다수라는 것은 뭐...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죠.

가장 가까이에 알기 쉬운 사례도 있지요. 일본 아니겠습니까.
북한발 핵 소식을 구실로 삼아, 또한 국내의 제문제에서 자국민의 시선을 돌리게 하기 위함인지, 평화헌법인 9조를 점진적으로 축소- 혹은 폐기하고 일본의 재무장을 추진하는 목소리에는 1930년대의 일본과 독일을 떠올리고 몸서리를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굳이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그 잘나빠진 미디어 장악과 문화 장악으로 말할 거 같으면 괴벨스에서 끝난 것은 아니잖습니까?
많은 독재 정권에서 그 방법론을 답습하여 활용했지요. 현재진행형인 곳도 분명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도 한 30년 전쯤에 써먹었죠. 땡전뉴스라고.


유럽 일이니까 상관없다고요?
.....미디어 선동을 통해서 민심을 장악하고, 인종차별과 학살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며, 결국에는 참혹한 전쟁으로 만든 이 나라는, 정치제도상으로 보자면 우리와 별로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나치당의 집권을 용인한 바이마르 공화국은 당시 유럽에서는 보기 드물 정도로 여성 참정권,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한 진보적인 헌법을 채택했습니다.
몇몇 드문 사례를 제외하면 파시즘이 준동한 국가들이 의회민주주의가 기능하던 근대 국가라는- 근대 국가가 아니면 불가능했던 것이 파시즘이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합니까?

전쟁이라는 것은, 전체주의라는 것은-
너무나 오래되었기 때문에, 우리와는 먼 이야기이기 때문에 팬시☆하고 펑키★하게 써먹을 수 있는 소재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왕진안 같은 어처구니 없어서 귀여운 건지 귀여울 만큼 어처구니 없는 건지 알 수 없는 소재가 아니라고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금까지도 청산하지 못했고, 앞으로 극복해나가야 하는-
정확히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그런 게 아니었습니까...?


...후 어제는 빡쳐서 폭발할 거 같았지만 하루 지나고 나서 글을 쓰니까 별로 폰트 키울 맘도 없어지고 볼드 처리 할 기분도 사그라들고 느낌표도 남발하지 않게 되어서 다행.... 일는지.

그건 소설일 뿐이잖아,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 소재는 역사예요.
역사는 지금 우리들의 삶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치 독일에 저항하다가 결국 옥중사한 율리우스 푸치크의 말로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이것은 삶이다.
현실 속에서 관중이란 없다. 여러분 모두가 삶에 참여하고 있다.

덧글

  • 뒹굴뒹굴 2013/03/13 09:24 # 삭제 답글

    모 장르분야에 그런 부분을 기대하시는건 포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 진냥 2013/03/18 09:04 #

    한양문고의 라이트노벨 서가에 진열된 표지가 헐벗은 여자아이들로 채워졌을 때부터 독자로서 이미 포기했습니다.....
  • 夢影 2013/03/17 21:22 # 답글

    누군지 몰라도... 우리 진냥님을 화나게 하다니... 도대체 어느정도의 역사인식을 갖고 있길래?!!!! 이글만 봐도 대충 상상이 갑니다만... 으음... 언제나 정치적으로 올바를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현재까지도 상처입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적당한 감수성을 갖고 있어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ㅠ,ㅠ
  • 진냥 2013/03/18 09:06 #

    도서 밸리에서 한때 이슈였지요. 작중 등장인물이 괴벨스를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칭했다던가요....
    그쪽 영역에서는 무엇을 해도 상관없지만 역사라고 하는 영역까지 마음껏 침범할 요량이라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ㅠㅠ
  • 미리나이루 2013/03/21 12:43 # 삭제 답글

    아무래도 진냥구는 작가+역덕후니까.. 그런거보면 몹시 민감할듯...
  • 진냥 2013/03/22 09:52 #

    저야 취미로 글 쓰는 아마추어에 불과합니다만. 프로라는 것이 저런 것이라면...=ㅅ=
  • 미리나이루 2013/03/22 13:21 # 삭제 답글

    그래도 진냥구 정도면 "프로급"아마추어... 즉 아마추어의 탈을 쓴 프로랄가...
  • 진냥 2013/03/25 00:41 #

    일단 제 기준으로 프로란 것은 그것으로 돈을 받아 먹고 사는 사람인지라...
    프로로는 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 전 아마추어가 좋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