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1 00:22

[한국의 무복] 독서 일기

한국의 무복 / 김은정 지음 ; 민속원 2004

네, 믿고 읽는 민속원 출판사!!!
...그런데 의류학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해서 뿜었습니다.
옷이라고 무조건 의류학이냐... 뭐 생각해보면 책 내용 속에서도 한복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나와서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였습니다만.

한국의 무속은 강신을 통해 신을 보이는 북방계 무속과 의례와 무악을 세습하는 남방계 무속이 대개 혼재하는 편입니다만. 일단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영험하다 하여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고들 합니다.
이때 신이 내렸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한국의 무속에서는 옷을 갈아입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그 무복의 양상과 변화를 고적과 기록, 직접 촬영을 통해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에서 특히 신경이 쓰였던 것은 두 가지...
우선 조선 후기에 [무당내력]이라는 책이 엮어졌는데, 여기서 가로되 제석을 단군성조라고 쓴 겁니다. ....제석은 제석천, 불교신 아니었어?!
저자가 불교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실제로 사람들이 제석을 단군성조라고 여기고 있었던 것인지, 정말 흥미로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 무복은 색채도 훨씬 화려해지고 재질도 전통 한복 감이 아닌 화학섬유 옷감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그냥 한복집에서 하는 경우도....ㅠㅠㅠㅠㅠ
그런데 이것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무당들은 무속의 전래에 신경을 써서 무복의 보존에도 마음을 기울이는 편인데, 그렇게 인정받지 못하는 무당들은 당연한 결과이지만 아무래도 여력이 없다는 것이지요.


천한 직업이라고 하는 무업에 대한 인식, 그리고 전통 무속에 대한 무관심... 이것이 무복이라고 하는 소중한 문화 유산의 실전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울한 기분이 되어버립니다.

덧글

  • Esperos 2013/12/21 00:29 # 답글

    불교가 들어온 이래 제석은 전래의 천신과 융합되는 양상이 있었다오. ㅇㅅㅇa 특히 이 경향은 고려시대에 두드러러진 데다가 호국신이란 개념까지 덧붙여져서 고려에선 제석천을 참 좋아했지만 원나라에게 처발린(___) 이후로 제석신앙은 민간 무속 쪽에서만 살아남았다오. 단군이 하늘이 보낸 왕, 혹은 천신의 아들이라고 믿었으니, 제석과 연결되었다 해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오.
  • 진냥 2013/12/22 15:38 #

    제석신이 천신 개념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단군이랑 연결시키려면 꽤나 여러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무당내력]의 구체적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저자가(난곡이라고 자칭하긴 한데) 어떤 인물인지 좀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어지는군요.
  • mori 2013/12/21 15:19 # 답글

    문화재로 지정되어도 나라에서 돈을 받고 하는 와중에 또 그 나름대로 변화가 생기는 것 같더라구요. 이래저래 문화 보존하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ㅜ 근데 의류학 서적이라니 ㅋㅋㅋㅋㅋ
  • 진냥 2013/12/22 15:38 #

    아무래도 돈이 얽히면 변질될 수밖에 없지요...ㅠㅠ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도 서가 옆을 지나가다가 문득 보고는 그 자리에서 뿜을 뻔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