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6 11:25

경주 역덕 여행 (1) - 대릉원. 여행 여담

우선.......
한 편 올렸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얼마 전에 갔던 경주 역덕 여행기, 또 시동합니다!!!

....사실 여행 가기 직전에 좀 우울한 일이 있어서 말이죠. 한동안 역사 관련은 쳐다 보고 싶지 않아... 라는, 진냥 맞아? 수준의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습니다만.
정작 가고 났더니 하아하ㅏ핳하하하... 역덕은 답이 없네요. ㅈㅅ.

어쨌든 다시 자아를 찾기 위한...은 훼이크고 역덕질이나 하기 위해 가족들을 휘말리게 해가며 떠난 경주.
네, 일본의 천년고도를 봤다면 마땅히 한국의 천년고도도 봐야겠죠!
물론 학령기 시절에 갔을 터입니다만 너무 오래 되서 전혀 기억이 안 나!!!

그리하여 경주 시내에 진입. 맨 처음 들린 곳이 대릉원.
대릉원은 신라의 상징이랄 수 있는 돌무지 덧널무덤, 덧널 위에 돌을 쌓아올리고 그 위에 봉분을 덮는다고 하는 어마무지한 규모의 무덤이 몰려 있는 곳입니다. 경주 시내에 돌무지 덧널무덤은 여러 군데 있지만 대릉원이라 칭해지는 곳은 미추왕릉과 유명한 천마총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일 것입니다.

때마침 비가 내리고 있어서 말이죠. 조금 어둑어둑한 참에 스피커에서는 고적한 전통 음악이 흘러나오고, 눈길 닿는 곳 어디에나 솟아 있는 이름 모를 봉분. 실로 죽은 이들의 정원..... 묘한 분위기였습니다.

여기서 볼만한 곳이라면 천마총. 그 구조로 인해 발굴하기 까다로운 돌무지 덧널무덤 중에 발굴을 진척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무덤 중의 하나로 그 천마 그림은 학교 교과서라도 들춰본 사람이라면 모를 래야 모를 수 없을 것입니다. 비록 죄다 발굴할 수는 없었다지만 현재는 일부를 전시실로 꾸미고 돌무지 덧널무덤의 구조와 부장품을(물론 복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하였습니다.

하지만 천마총 사진이 없는 것은 안자랑(...) 아니, 다들 봤을 테니까!!!

거닐면서 불현듯 눈에 띄였던 것이 바로 이 오죽림. 줄기가 새카만 대나무로, 이곳만큼은 밤이 머물고 있는 것 같아 또한 인상 깊은 분위기였습니다.

대릉원이라는 이름의 연유가 된 미추왕릉은 여러 전설로도 유명한 곳이라던가요. 왕릉에서 음병이 출현하여 왜구를 물리쳤다던가, 김유신의 혼령이 미추왕에게 읍소하였다던가....
그런 전설이 생생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짐작컨대 옛 신라 사람들에게 저 장대한 무덤은 혼백이 흩어진 주검이 진토가 되어가는 곳이 아닌- 망자가 생생한 모습으로 드나드는 유택, 작은 세계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믿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은 밤, 아무도 드나들지 않을 무렵 저 대릉원에 흩어진 무수한 무덤 속에서는 현대 사람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내고 노력해도 알 수 없었던 무덤의 주인들이 생전 모습 그대로 나타나서, 포석 위를 거닐고 돌 위에서 바둑을 두며 소일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그런 백일몽에 빠져들 만큼 기묘한 대릉원이었습니다.

덧글

  • 동굴아저씨 2014/03/16 11:38 # 답글

    오죽이라니...
    지금까지 저런게 있는 줄 몰랐다니!!
    초중고로 경주수학여행은 매번 가본 것 같았는데!!
  • 진냥 2014/03/17 23:01 #

    기억하지 못하신다면 의외로 최근에 심어진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 은이 2014/03/16 22:29 # 답글

    오호! 어릴적 말곤 가 본적 없는 경주군요 +_+ 다음 포스팅을 기대..두근두근
  • 진냥 2014/03/17 23:01 #

    ...아니, 기대하실 만한 것은 아닌 것으로...
  • 애쉬 2014/03/24 21:56 # 답글

    오옷.... 교토 다음은 서라벌!!!! 뭔가 통하군요

    대릉원에서 그런 망상(?)을 시전하시다니.... 뭔가 헤이안 스럽습니다.
    세이메이를 불러야 할 것 같은 ㅎㅎㅎㅎㅎ
  • 진냥 2014/03/30 23:29 #

    천년고도라는 점에서 짝을 이룰 만한 도시이지요!
    신라-고려 때만 해도 한반도에도 그런 신비스러운 기풍이 있었을 텐데.... 조선을 거치면서 많이 합리화(?) 되었지요. 그쪽을 좋아하는 저로선 조금 아쉽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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