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8 20:44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규슈 독서 일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 규슈 / 유홍준 지음 ; 창비 2013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면 시중에서 이름난 저서입니다만....
안 읽었습니다. 전 유명할수록 읽을 의욕이 떨어지는 몹쓸 독자이니까요ㅋ
하지만 한일교류사가 부상하는 지금, 저 개인으로도 일본 문화유산에는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읽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면에서 이 저자의 글이 흥미로운 데가...

우선 다른 저자의 저술을 많이 인용합니다. 학술서 뿐만 아니라 소설 같은 책도 아무렇지도 않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취하고도 입 싹 씻는 이런저런 세태를 감안할 때, 또한 저자의 위치로 미루어보아도 상당히 유연한 사고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중에는 시바 료타로도 있었는데 말이죠.... 시바 료타로의 고증과 역사관을 칭찬하는 한편 국수 사관이라고 비난받는 부분도 분명히 언급하고 있어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사실 이것이 보통이겠지만, 요즘처럼 장소를 불문하고 편벽한 언행과 글이 넘쳐나는 시대에 유다르게 보이는 것은...ㅠㅠ

게다가 소설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문화 컨텐츠도 서슴없이 인용하지 않겠습니까. 사츠마의 시마즈 가문을 언급하면서 일본 드라마 [아쓰히메]며, 심지어 시마즈 요시히로를 용맹무쌍한 사무라이로 묘사하고 있다며 [전국 바사라]를 거론하는 패기가...??!! 잠깐만요 저자분!!! 그 작품 역사랑은 좀 다른데요, 엄청 다른데요!!!

무엇보다도 민족주의적 시각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한반도->일본의 일방적인 문화 시혜라는 인식을 탈피하고 있는 점은 정말 훌륭합니다. 일본의 문화에 관해서도 칭찬할 부분은 제대로 칭찬하는 한편 우리 역사의 반성할 만한 점은 지적하고, 그 바탕에 우리 역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역사관을 깔고 있는 데에서는 감동을 주기까지 합니다.

또한 단순히 역사 유산을 둘러보는 여행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역사와 연결시킬 수 있도록 지식을 제공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대개 이런 식의 역사 여행기는 '역사적 지식은 알아서 쌓고 오세염 ㅇㅇ'하는 데에서 그치는 편인데.... 저자가 아는 것을 독자도 알고, 저자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는 명불허전이라고밖엔.


이렇게 된 이상... 국내편도 볼 수 밖에 없지 않은가....:Q
......아니 뭐 일본편도 아직 두 권이나 남았으니까! 천천히 가죠, 천천히!(어디를)

덧글

  • 애쉬 2014/11/08 21:08 # 답글

    정말 즐거움을 추구하며 학문을 해오신 행복한 학자가 아닌가 싶은 분입니다.

    물론 이건 거의 완벽한 오해에 가깝겠지만....

    문화재청장 시절이 가장 재미없고 고생하셨을 것 같네요

    ...혼자 즐기기 아까운 죄책감에 나문답 씨리즈를 쓰지 않으셨나 그런 생각도 좀 해봤습니다.(터무니 없겠지만 전혀 무관하진 않으실겁니다 ㅋ)

    서일본 편이 다 끝나면 동일본 하실 거 같진 않고...시리즈는 중국으로 갈까요? 몽골 쪽으로 가보시는 것도 재미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진냥 2014/11/10 13:33 #

    전부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이런 식의 기행문 여러 편이 '헤헷 난 이런 것도 안다? 넌 모르지?' 같은 어조로 쓰여져 있는 데에 반해, 확실히 이 책은 본인이 좋아하고 즐거워하고 흥미로워하는 면모가 엿보이는 듯하여 재미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행보가 중국으로도 간다면 정말이지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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