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7 21:31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독서 일기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 서경석 지음, 형진의 옮김 ; 반비 2012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추석인데 한결같이 글 쓰고 책 읽는 불초 소인! 오늘도 갑니다!

모 처의 회보에 실린 역사책 읽기 대회에 주제로 선정된 책.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마구 대출하여 보았는데....
.....뭐야.... 재미있잖아......
라기보다 감동....TㅅT

저자는 재일조선인 2세로- 재일조선인이 겪을 수 있는 제도적인 차별과 인간적인 아픔을 낱낱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일조선인 문제를 일본 학생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훌륭한 뜻에서 이 책을 출판하였습니다만, 저자와 출판사는 이 책의 출판을 두고 '사실을 왜곡한다'라는 지적에서부터 참혹한 음해, 인신공격에 이르기까지 별의별 꼴을 당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에 용기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재일조선인은 일반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넘어왔으나, 이류 국민 취급을 면치 못하며 관동대학살 등의 간난신고를 겪다가 패전 이후에는 일본 국적이 박탈. '조선적'이라는 애매한 낙인이 찍힌 사람들을 칭하는 말입니다만....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도 없음을 이 책을 읽고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관해서도.
갖은 공동체 생활이나 결혼 같은 문제에서부터 참정권, 공무원에 임할 수 있는 권리, 재일조선인으로 살아오면서 받은 갖가지 부당한 일에 관한 피해보상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선인 문제는 갖가지 스펙트럼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차별과 수모, 굴욕과 정체성 문제에 부딪혀 온 그들이었기에 도달할 수 있는 진리도 있는 터입니다.

예에, 저자가 재일조선인 문제에 관해서 일본이라는 국가에- 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그 국민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극히 명징하였습니다.
1) 식민지 지배와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제대로 배운다.
2) 단일성을 뛰어넘어 다양성 있는 사회를 실현한다.
3) 타자의 아픔을 상상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마음이 존중되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한 가지 사실을 전제하고 있었습니다.
'국가와 개인은 동일하지 않다'

국가는 개인을 지킬 수도 있지만, 개인에게 갖가지 억압과 해코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일본인들은 일본 정부가 받는 역사 왜곡 문제 등의 비난에 대하여 낯빛을 붉히며 반박하곤 하는데, 일본 정부의 역사적 책임이 일본인 개인에게 부여된 것이 아니며- 일본인 개인 또한 일본이라는 국가의 이해득실에 상관없이 짊어져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이 사실을 전제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곳이겠지요.

그렇다면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것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에게는 위로를. 불의에는 의문을. 고마움에는 감사를.
올바른 것을 찾아나가는..... 그런 당연한 일로, 족하지 않을까요.


이 책에는 여러 인생을 살아온 재일조선인 개개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재일조선인 1세로, 또한 여성으로서 배움의 기회를 빼앗긴 채 살아오다가 노년에 이르러 글을 배운 문금분 할머니의 시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려오는 쓴맛이 배어나오는 시.. 한 번 읽어보심이 어떤지.


인간이 태어날 때 나 또한 태어났다

부모의 죽음에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나
고향을 생각하면
애달파질 뿐

언제나 언제나 사무치는구나

- 문금분, [나]


종이 한 장이 나를 바꿨다네
이쪽도 저쪽도 빛이 비춘다네
검정도 빨강도 보인다네
이렇고 저런 것이 인생이었나 생각하지
그렇지만(그렇지만)
또다시 또다시(아직도 아직도)
길은 멀어요

- 문금분, [나의 길]




덧글

  • 동글동글 바다코끼리 2015/09/29 17:08 # 답글

    일본국적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일본국적을 그들은 유지하고 싶었다라고 하는 의미?
  • 진냥 2015/09/30 02:05 #

    그들이 일본 국적을 유지하고 싶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라는 건 이 경우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왜냐하면 이후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그들의 의지는 조금도 작용하지 않았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주체가 35년간 일본 국적을 부여하면서 결코 일본 국민으로서 대우하지 않았던, 그리고 그 이후에는 국가로서의 책임을 간단히 방폐해버리고 오로지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조선적을 부여하였던 일본 정부라는 사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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