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1 03:19

[쿠드랴프카의 차례] 독서 일기

쿠드랴프카의 차례 /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2014

벌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지금까지는 소설로 읽는 메리트가 그렇게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권에서 애니메이션에서는 기대할 수 없던 텍스트의 보강(...책이 먼저 나왔지만요)이 눈에 띕니다!

우선 텍스트 그 자체. 오레키가 괴도 십문자의 중요한 단서를 찾는 간야제 축제 팜플렛이 그대로 실려 있어 그저 감상할 뿐이었던 애니에 비해 독자라 추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합니다.
또 묘사가 풍부한 점도 마음에 드는데, 스토리의 중요한 키 아이템인 동인지 [저녁에는 송장이]. 애니에서는 표지만 달랑 나왔지만 작품으로서 어떤 점이 뛰어난지 만화를 좋아하는 이바라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으니 비로소 납득이 갑니다.

그렇죠!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시점의 서술을 만끽할 수 있음입니다!
특히 지탄다 시점의 서술이 재미있네요. 아무리 부잣집 무남독녀라 해도 머릿속이 너무 꽃밭이에요.... 후쿠베의 개드립을 100% 순수하게 받아들이거나, 후쿠베와 이바라가 오레키를 깔 때 내심 변호하는데 두 사람의 디스를 아주 상세하게 재연하는 지경입니다. 아가씨, 변호하고 싶은 거 맞어?

그리고 각자의 속마음으로 서술되는 요리 대회. 과연 애니메이션의 상대적으로 밋밋한 연출에 비해 진지하고 불안해하며 걱정하고 놀라면서 진행되는 요리 대회는 오히려 스펙터클했습니다...!!!

나아가, 각자의 동경과 열등감-
학창 시절은 대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꿈 많은 시절이고 각종 매체에서 반짝반짝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정말은 그렇지도 않음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마음 깊이 좋아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르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현실에 부딪히는 나이. 그리고 자신이 엄두도 못 내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우는 대상이, 같은 나이인데도, 옆에 있는데도, 금방이라도 연락할 수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타인이 보기에는 그토록 눈부신 재능을 너무나도 대수롭잖게 다룹니다.

사실 미래나 사람의 생사는 일절 관계없는, 그저 그럴 뿐인-
청춘의 쌉싸름한 좌절.
그럼에도 아이들은 일어나서 걸어가고 떠나겠죠. 해결된 일은 무엇 하나 없지만....
'괴도 십문자'가 뜻을 전하고 싶었던 인물이 눈치챘다는 묘사가(애니에서는 있지만요) 도리어 사족에 이르는, 그 나름 시원스러운 결말이었습니다.

이번 권에는 해설이 없네요. 그것만이 다소 아쉽습니다!

덧글

  • 은이 2018/12/21 09:44 # 답글

    학창시절은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반짝반짝하게 보이는거 같습니다.
    교복도 지금은 뭐 입을지 걱정할 필요 없는게 정말 좋아보이고 ㅠㅠ
    그래도 그 때 못해본 청춘을 지금이라도 즐기려는 듯 열심히 여행을 가고 있지만요!
    하루하루 많이걷기가 힘들어지는게 함정.. orz
  • 진냥 2018/12/22 12:46 #

    .......저는 업계인인지라 학창시절이 전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우후후, 아하하하하.....
    저로선 지금이 제일 좋지만, 확실히 운동하고 염려하지 않으면 지금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 걱정이네요!ㅠ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