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1 11:49

[중세와 화폐] 독서 일기

중세와 화폐 / 자크 르 고프 씀, 안수연 옮김 ; 에코리브르 2011

미시사는 가끔씩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자크 르 고프는.....
그런 관계로(?) 가볍게 읽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주는 얇은 볼륨이기에 Get!
......하지만 내용은 당연하지만 전혀 얇지 않았습니다 ^q^!!!

중세를 크리스트교가 지배했음은 자명합니다. 이 종교의 논리가 부를 배격함도요.(중세~르네상스~현대의 교회를 보면 정말 그런가 싶지만서도...) 그렇다면 부의 원천이라 할 화폐는 중세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발전했을까요?

뭐, 당연히 중세 초기에는 화폐다운 화폐가 없었습니다! 귀족이나 수도원에서 필요한 때에나 보유한 금은 세공품을 화폐로 주조했다지요. 그런 가운데 금은 세공술도 쇠퇴하고....
샤를마뉴 대제 시절부터 화폐다운 화폐가 등장하지만 기독교 윤리와 상충되는 문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헌데 11세기 초부터 부富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해 12~13세기 십자군 전쟁을 거치면서 도시, 상업, 화폐유통이 발전합니다. 부자가 자선을 베푸는 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나 면벌부 발행이 성행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돈이 있어야 살테니까요 면벌부도~=ㅁ=
그 결과 도래한 13세기는 찬란한 화폐의 시대이자 상업혁명의 시기! 하지만 부르주아를 겨냥한 사치금지령도 여러 차례 공포되었다고요. ...뭐, 여러 차례 공포~ 라는 뜻은 결국 지키는 사람이 그리 없었다는 의미이니까~=ㅁ=
나아가 14세기 즈음에 이르면 각 왕실에서 화폐를 통제하고 왕실예산을 편성하는 등 화폐제도를 국가에 편입시키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흠, 성왕 루이 12세가 이 분야에서 상당히 활약했다니 신기합니다. 지금까지는 시대착오적 성기사로밖에 못 느꼈는데요...
덧붙여 이 파트에서 화폐 주조에 관련된 용어나 네이밍을 소개하는데요, 저자가 자신의 성의 유래로 켈트어로 단조공을 뜻한다고 상당히 자랑스럽게 서술합니다. 행간에 묻어나는 의기양양함이라니.....

중세 크리스트교 세계에서 고리대금업에 대한 증오는 감탄스러울 정도이지만, 13세기 이후에는 이 또한 누그러진다는 듯해요. 연옥 개념이 등장한 데에는 그들을 구원하기 위한 까닭도 있었던 셈이지요.

한편 13세기 후반에는 부富에 대한 반감도 생겨납니다. 대표적으로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설교 중에 상인인 자기 아버지의 행적을 적극적으로 반면교사로 삼았다고요. ...저기 성인님? 당신 유교 문화권이라면 엄청난 패드리퍼예요?
그밖의 탁발 수도원도 '자발적인 가난'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그들이 사례가 예외가 될 만큼 이미 돈은 사람들의 생활에 중요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통화 불안, 어음 등등... 순례에도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과연 중세에 자본주의 개념이 없었노라고, 이렇게 연구결과가 쌓인 지금 마르크스라도 단언할 수 있을까요?

저 개인으로 아쉬운 부분은....
저자는 이 책을 '평론'이라 소개했는데 과연입니다. 실제 사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하기보다 이미 연구된 결론을 줄줄 늘어놓고, 이들의 논리를 대뜸 들이댑니다.
....그래서 전자 형태의 서술을 좋아하는 저로썬 좀 힘겹게 읽었습니다.... 아니 뭐 재미있었지만요!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