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7 22:35

[중세 유럽의 생활] 독서 일기

중세 유럽의 생활 / 가와하라 아쓰시, 호리코시 고이치 씀, 남자연 옮김 ; AK커뮤니케이션즈 2017

정평의 AK 트리비아 시리즈! 중세 유럽풍의 게임 세계관을 짜고자 하는 게임 개발자 친구에게 소개했을 정도인데...
....사실 추천했던 시점에서 저는 이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세 덕후의 이름을 걸고 읽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농촌과 도시를 중심으로 중세 유럽의 생활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대개 트리비아 시리즈는 같은 출판사의 트리비아 스페셜 레이블보다 깊이가 떨어진다는 인상이지만, 이 책의 깊이는 결코 뒤지지 않네요! 그야 내용 자체는 중고등학교 역사 및 세계사 교과서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수록한 사진과 삽화, 삽도에 연구서 인용에 이르기까지 풍부함은 비할 바 아닙니다. 준 연구서급은 되지 않을까요!?
13~14세기 브르타뉴 지방 특유의, 도시 농촌 방어의 역할을 모두 겸한 정주지 바스티드의 경우에는 저자가 직접 가서 찍은 유적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습니다. 역덕으로서 솟아나는 존경심이 한량없네요.....

1부가 농촌이라면 2부는 도시, 3부는 중세인들의 삶 전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과연 어지간한 설정집 뺨치는 시리즈답게 추천한 데에 후회는 주지 않네요.
아, 또 뜻밖이라면 읽으면서 [이세계 주점 노부]가 생각났다는 것. 최근 유행하는 이세계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만 이렇게 보니 중세 도시 생활의 고증은 상당히 잘 된 셈이네요. ....아니, 이세계물이니까 고증은 아니지!
도시의 발전에 수도원이 관여해 있음을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수도원을 도면까지 곁들여 소개하는데 그리운 맘이 물씬 듭니다ㅠㅠ
길드의 특색도 서술하여 퍽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푸줏간 길드는 직업상(?) 무장능력(??)도 있고 혈기왕성하여 중세 후기 도시에서 일어나는 반란에서 리더 역할을 맡았다나요. 우리나라에서도 시장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거두려던 조직폭력배가 정육점은 함부로 건들지 못했다는데 같은 맥락일까요.... 염색공 길드 사람의 손톱은 푸른색이라 금방 알아본다던가. 이런 세세한 묘사가 참 좋네요.

중세인의 삶에 관한 주제 중 '소리로 연결된 세계'라는 내용은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13세기 이후 도시가 발전하면서 성문화된 문서의 중요성도 강해지지만, 그 이전에- 그 이후로도 한동안 정보를 전하는 방법은 소리였다지요. 시간을 알리는 도시의 종소리나 트럼펫, 시 참사회원이 큰 목소리로 낭독하는 위정자의 포고문. 쩌렁쩌렁 울리는 탁발 수도사의 설교.
중세 도시의 거리에 서면, 코 또한 짜릿하겠지만(....) 귀는 얼마나 다채로운 소리에 먹은 듯 되어버릴까요?
눈을 감고 상상해보면 어쩐지 두근거립니다.


덧글

  • 은이 2021/08/18 15:27 # 답글

    중세 유럽 세계관 게임 하면 역시 크루세이더 킹으로 막장 드라마 좀 찍어보는걸로 시작해야... (응?)
  • 진냥 2021/08/19 00:56 #

    3도 재미있습니다. 에헷에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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